2008. 4. 28. 19:56
나이가 들면서

누군가에게 서운한 일이 있거나,
어떻게 된 일인지 좀 따져 물어봐야겠다는 일이 생기면...
그렇게 부딪쳐서 한바탕 싸우고 해결을 보기 보다는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게 된다.
그리고 부딪친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부딪치지 않기 위해 피해가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생기게 될 감정소모를 피해보겠단 속셈이다.
서로 부딪치지 않게 되니 좋잖아.
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상대를 진심으로 이해할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그렇게 문제가 생긴 부분을 조금씩 피하고 보면
어느 새 상대와 나와의 공통분모는 매우 좁아져 있다는 걸 발견한다.

이래서 어른은 외롭다.
Posted by 워터아이
2008. 4. 28. 19:23

다 알고 있는 사실.
그러나 종종 잊는 사실.

그래서... '진심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를 가진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아니, 진심이고 뭐고를 떠나서 일상의 일들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친구를 가진다는 것 조차 어른이 된 이상 버거운 일이다.

어른이니까. 의젓해야 하고, 남들 보기에 안 좋은 일은 하면 안되니까.
보편타당한 사회적 기준에 어긋나는 일은 어리석은 자만이 하는 짓이니까-

:하지만 어른이라고 다 보편타당하게 살고있는 것은 아니지. 다들 내숭떨며 말을 안 할 뿐.

Posted by 워터아이
2008. 4. 22. 21:53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오늘같은 날...
교통사고를 목격하고 말았습니다.
사고 장면을 목격한 것은 아니고, 사고가 난 후의 장면을 보았는데...
죽었는지 살았는지 한 사람이 누워있고, 어떤 여자가 계속 그 사람을 어루만지고 있고,
차주로 보이는 한 사람은 서서 난감해 하는 그런 장면이었습니다...

길 건너에서 자세한 상황도 모른 채 보고 말았는데
자주 다니던 길.. 그것도 제가 자주 무단횡단 하던 곳이라 그런지
조금 찝찝하네요.
앞으로 무단횡단은 자제해야겠어요. 에효...

4차선 도로인데 무단횡단이 상습이 되다 보니 이젠 별 인식도 없거든요.
가끔 위험할 뻔한 적은 있는데...
앞으로~ 무단횡단 하지 말아야겠어요. 에횽~
Posted by 워터아이
2008. 2. 8. 05:00

 상현 (上弦)

                                                   나희덕



차오르는 몸이 무거웠던지

새벽녘 능선 위에 걸터앉아 쉬고 있다


神도 이렇게 들키는 때가 있으니!


때로 그녀도 발에 흙을 묻힌다는 것을

외딴 산모퉁이를 돌며 나는 훔쳐보았던 것인데

어느새 눈치를 챘는지

조금 붉어진 얼굴로 구름 사이 사라졌다가

다시 저만치 가고 있다


그녀가 앉았던 궁둥이 흔적이

저 능선 위에는 아직 남아 있을 것이어서

능선 근처 나무들은 환한 상처를 지녔을 것이다

뜨거운 숯불에 입술을 씻었던 이사야처럼!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2. 7. 05:00
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Lee Frost) 지음

       피천득 옮김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원문 및 다른 해석 보기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2. 6. 05:00


식민지의 국어시간



                                                   문병란


내가 아홉 살이었을 때
20리를 걸어서 다니던 소학교
나는 국어 시간에
우리말 아닌 일본말,
우리 조상이 아닌 천황을 배웠다.


신사참배를 가던 날
신작로 위에 무슨 바람이 불었던가,
일본말을 배워야 출세한다고
일본놈에게 붙어야 잘 산다고
누가 내 귀에 속삭였던가.


조상도 조국도 몰랐던 우리,
말도 글도 성까지도 죄다 빼앗겼던 우리,
히노마루 앞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일본말 앞에서
조센징의 새끼는 항상 기타나이가 되었다.
어쩌다 조선말을 쓴 날
호되게 뺨을 맞은
나는 더러운 조센징,
뺨을 때린 하야시 센세이는
왜 나더러 일본놈이 되라고 했을까.


다시 찾은 국어 시간,
그날의 억울한 눈물은 마르지 않았는데
다시 나는 영어를 배웠다
혀가 꼬부라지고 헛김이 새는 나의 발음
영어를 배워야 출세한다고
누가 내 귀에 속삭였던가.


스물다섯 살이었을 때
나는 국어 선생이 되었다.
세계에서 제일 간다는 한글,
배우기 쉽고 쓰기 쉽다는 좋은 글,
나는 배고픈 언문 선생이 되었다.
지금은 하야시 센세이도 없고
뺨 맞은 조센징 새끼의 눈물도 없는데
윤동주를 외우며 이육사를 외우며


나는 또 무엇을 슬퍼해야 하는가.



어릴적 알아들을 수 없었던 일본말,
그날의 수수께끼는 풀리지 않았는데
다시 내 곁에 앉아 있는 일본어선생,
내 곁에 뽐내고 앉아 있는 영어선생,
어찌하여 나는 좀 부끄러워야 하는가.


누군가 영어를 배워야 출세한다고
내 귀에 가만히 속삭이는데
까아만 칠판에 써놓은 윤동주의 서시,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바라는
글자마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오 슬픈 국어시간이여.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5. 23. 15:03

왠일인지 스케줄이 빡빡하다.
이제 좀 여유가 생겼나 싶어서 새로운 취미생활에도 손을 대볼까 했드니만...
주 중 출장일정은 물론이고, 주말 스케줄까지 빡빡한 플래너를 보며
과연 이대로 진행해도 지치지 않을까 싶다. -ㅅ-;;;

뭐,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지. 그래도 마음의 여유를 되찾았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스케줄만 빡빡한 게 아니라 여타 하고싶은 일 리스트도 아직 줄줄이인데...
그래도 하나 하나 시도해 나가는 것 보면 나름대로 기특하긴 하지만
아직도 하고싶은 일은 많다. ^^

아직 젊으니까 하고싶은 일 다 하고 죽을 수 있어! 라고 외치며 스스로를 위안중.
과일은 싱싱할 때 먹어야 한다! 아자!!!

Posted by 워터아이
2007. 5. 2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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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5. 20.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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