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꽤 됬는데 감상은 이제야 남기는군요. ^^; 문화생활과 단절된 이놈의 생활에도 한줄기 혜택이 내릴 날이 있었으니 그날이 꼭 그러하였습니다. (왠 개화기 소설 분위기? ㅋㅋ)
아무튼! 보았습니다! 사실은 무슨 영화인지도 전~ 혀 모르고 단지 그 때 그 시간에 걸린 영화가 이것뿐이라 다른 영화 기다리가 귀찮아서 그냥 보았습니다!
스토리 자체는 완~ 전 환타지 그 자체. 좀 거친 장면이 많아서인지 같이 본 사람중 화를 낸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 사람이 유일한 남자였다는게 참... ㅋㅋ) 정작 여자들은 "어? 이런 영화는 남자들이 좋아하지 않나?" 이러면서 나름 재밌어 했음.
스토리는 이야기 할 게 별로 없네요. 말하면 다 미리니름이 되어버려서... 볼거리 중심의 영화니까 궁금하신 분은 그냥 보세요. 액션 좋아하시는 분은 볼만 할겁니다. 더불어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 받으시는 분도!
엮어서 떠오르는 또 다른 이야기. (여기서부턴 이 영화랑은 상관없는 이야기)
만년솔로 워터도 연애라는 것을 할 때가 있었는데... 당시 남친은 "딱히 싫어하는 영화는 없는데, 다만 피를 너무 많이 보면 기분이 나빠져요."라고 말하던 사람. 갑자기 놀래키는 호러라던가 무차별적인 살육영화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는 뭐... 사실 좋아하는 영화장르라는게 딱히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단, 벌려만 놓고 수습 못하는 스토리를 좀 싫어할 뿐... 호러나 액션도 남들 보는 만큼은 봅니다. 그러나... 남친님이 저렇게 말씀하시는 만큼... 왠지 저도 내숭을 떨고싶어지지 않겠어요? "뭐... 저도 그런 영화 그닥 좋아하지 않아요."라고 해버렸습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시간이 맞는 영화는 바로... "궁녀" 였던 것. 본 사람은 알겠지만 잔인하기도 하고 징그럽기도 하고 쓸데없이 사람도 잘 죽는데다가 제가 싫어하는 요소! 바로 벌려만 놓고 수습 못하는 알 수 없는 스토리까지 가지고 있었습니다! 스토리야 뭐. 다 볼 때 까지는 알 수 없었던 것이고.
보자마자 징그러운 장면, 놀래키는 장면, 시신 등등이 나왔지요.(당시 남친이 싫어하던 요소) 영화관에 있는 모두가 헉! 헉! 하며 보고있는데... 그 사람도 역시 기분 안좋아 하면서 그런 장면 나올때마다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리더라고요. 저는... '어떡하나. 이 사람 이런영화 싫어하는데 잘못골랐네.'라고 생각하며 그 사람이 고개를 돌릴때마다 같이 고개를 돌리며 인상을 찌푸려 주었지요...
그런 장면은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계속 등장했고... 처음에 그냥 고개를 돌리던 남친님은 나중에는 고개를 돌리며 무려 친절하게도 제 눈을 가려주시는 것이었습니다! @#$!*@&& 아니 저기... 내가 보기 싫어 돌리는 것은 상관없는데 타의에 의해 못보는 것은.... 거기다 그런 장면이 연속해서 등장할 무렵에는... ㅠㅠ 매우 친절하게도 제 눈을 꼭... 가려주시며... ㅠㅠ 본인은 스토리 진행을 확인하기 위해 간간히 화면을 바라봐 주시면서도 제 눈은 안 풀어주시던... ㅠㅠ 님아... ;ㅁ; 친절이 지나쳐요... ;ㅁ;
그리하여... 영화의 반은 눈을 가린채로 음성만 들었습니다... ㅠㅠ 뭐... 장면 자체가 워낙 쓸데없이 호러 코드를 집어넣은 장면들이라 안 보아도 상관 없는 부분이긴 했지만서도... 아마 제 스스로도 고개를 돌렸을지 모르지만, 음성만 들으며, '이 장면은 어떤 장면이야?'싶을때도 화면을 바라볼 수 없어서 좀 답답하긴 했어요.
싫은 척 썼지만~ 사실은 그것도 즐거운 추억이고 얘깃거리로 남아있답니다. 그 사람과의 연애기간은 워낙 짧았고, 마땅한 추억거리도 얼마 없어서 얘깃거리도 별로 없거든요. 요즘은 뭐 하고 사나 궁금도 한데 사귈때 충분히 친해지지 못해서 그런지 연락하기도 좀 뻘줌하고 한다 해도 마땅히 할 얘기도 없네요.
좋은 사람이었고, 헤어질때도 부드럽게 잘 헤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때 충분히 친해지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게 되네요. 헤어질 땐 헤어지더라도 사귈 땐 최선을 다하는게 좋은 것 같아요. 그러면 헤어질때 많이 아프긴 하겠지만요.
...그나저나... 올해 가기 전에 영화 6편 봐야하는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