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을 배우고부터는 서점에 가면 꼭 악보 코너를 둘러보곤 한다. 예전에는 피아노 악보만 보고 말았으나 이제는 바이올린 악보 코너가 우선이다. 우선 진도에 따라 스즈키를 한 권씩 사고, 그 다음은 내가 연주할만한 악보가 있나 뒤적여 보지만 아직 배우는 중이라서인지 만만한 악보가 없어서 번번히 그냥 오고는 한다. 그 와중에도 한 두 권 씩 사 둔 악보가 있기는 하다.
이번에 산 악보는 ‘바이올린, 영화음악을 만나다.’라는 김동연씨의 책. 전작 ‘한 권으로 끝내는 취미바이올린’이라는 책이 구성이 참 좋았기에 이번에도 별로 망설이지 않았다. ‘한 권으로 끝내는 취미바이올린’이 생 초보가 기초부터 차근히 연습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이라면, 이 책은 생초보는 벗어난 상태를 전제로 한다. 아예 바이올린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한 권으로 끝내는 취미바이올린’을 같이 사기를 권한다. "바이올린, 영화음악을 만나다." 책표지 (부분)
저 위의 빌딩그림 같은 것은 손으로 그린 '필름'이라고 한다.
바이올린 관리법, 연주 자세, 운지법 등을 깨우친 사람이라면(전작에 다 나온다.) 이 책을 연습해도 좋을 것 같다. 우리에게 익숙한 영화음악이니 클래식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곡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배우는 입장에서, 곡을 알고 연주할 때와 모르고 연주할 때는 당연히 큰 차이가 난다. 곡을 알면, 악보도 그에 맞추어 읽히는데, 곡을 모르면 악보 읽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설령 모르는 곡이라도, 부록으로 들어있는 모범 연주 CD를 들어 곡을 익힌 후 연습할 수 있게 되어있으니 고마운 책이라고 할 수 밖에… 게다가 반주 CD도 따로 들어있다. 이 쯤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건 좀 어려워 보인다!
난이도는 취미로 바이올린을 배우는 수준에서 무난히 연주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초반 곡은 스즈키 1권이라도 도전해 볼 만 한 곡들이라 연습곡의 지루함을 덜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곡마다 200~300자 정도의 해설이 덧붙여져 곡의 호감도를 높인다. 간단히 삽입된 영화 정보만 서술한 것이 아니라, 작곡가의 다른 곡, 수상경력, 곡의 분위기 등 이런저런 이야기가 대화형식으로 실려 있어서 이것만 읽어도 어디 가서 그 곡에 대해 아는 척 좀 할 수 있을 것 같다. 클래식 곡집에도 이런 해설이 붙여져 있다면 연주가 조금 덜 지루할텐데… 클래식 곡집에도 이런 해설이 있다면 좋을텐데...
총 27개의 곡. 생각날때마다 하나 하나 연습 좀 해 봐야겠다. 아는 곡도 있고, 모르는 곡도 있지만, CD를 듣다 보면 모르는 곡도 아는 곡이 되는 법. 아버지는 바이올린 하면 ‘지붕 위의 바이올린’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던데, 아쉽게도 그 곡이 빠져있다. 하지만 그 곡의 악보는 따로 가지고 있으니 상관 없다. 호호호~~ 요것이 바로 목차! 하나 하나 미션 클리어 해 나가는 즐거움을 누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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